내가 좋아하는 것/플랜테리어

뿌리 파리 퇴치 (끈끈이, 과산화수소, Mosquito Bits)

루나레오 2022. 12. 6.

새로 들여온 핑크 프린세스에서 뿌리파리를 발견했다.

뿌리 파리 퇴치하기

1. 작은 뿌리 파리 (Fungus Gnat)

1) 뿌리 파리를 발견하다.

며칠 전 새로 데려온 핑크 프린세스를 아주 자세히 바라보고 있었다. 새로 나는 잎은 어떤 무늬일까? 줄기에 있는 무늬가 새로운 잎의 색을 결정짓는다던데.. 아직 유묘라 줄기랄 것이 별로 없다. 그렇게 흙 위로 조금 나온 줄기를 자세히 살펴보던 중 아주 작은 벌레가 흙속에서 톡 튀어나와 날아가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무슨 벌레일까?

 

식물 관련 유튜브를 통해 식물과 식집사들을 괴롭히는 해충의 위험성에 대해 익히 알고 있었기에 덜컥 겁이 났다. 집 안 전체가 벌레로 가득 차는 무서운 상상을 하며 벌레를 잡았다. 사진을 찍어 엣시 판매자에게 물어보고 해충을 검색해 비교해보았다. 결론은 뿌리파리! 현재는 뿌리 파리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며 초기에 진압하려고 노력 중이다.

2) 뿌리 파리란? 

초파리보다 더 작은 약 1~4mm 크기의 날파리로 서양에서는 Fungus Gnat이라고 부른다. 성충은 식물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 않지만 유충은 흙속의 곰팡이류와 식물의 뿌리를 갉아먹는다. 다른 해충들에 비해 식물에 큰 피해가 없다고는 하나 뿌리가 여린 어린 식물의 경우 고사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식물에 피해가 가는 것 외에도 집 안에 생기면 습기를 좋아하는 습성 때문에 습기를 뿜어내는 사람의 얼굴 주변을 맴돌게 되어 아주 성가시다. 식물의 뿌리뿐 아니라 창가의 습한 부분이나 화장실과 싱크대의 배수구에서도 산다고 한다. (휴...)

3) 실내에 뿌리 파리가 생기는 이유

우리 집에 뿌리 파리가 생긴 것처럼 뿌리 파리는 많은 경우 새롭게 들여오는 식물에서 옮겨 온다고 한다. 또한 새롭게 사온 흙에 뿌리 파리의 알이나 유충이 잠자고 있다가 성충이 되어 다른 곳에 또 알을 낳을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밖에 있던 뿌리 파리들이 창문의 불빛, 온기와 습기에 이끌려 집에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한다. 크기가 워낙 작아서 방충망이나 창문의 틈으로 쉽게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2. 뿌리 파리 퇴치하기

집에 있는 뿌리 파리를 완벽히 퇴치하려면 뿌리파리의 Life cycle을 이해해야 한다. 뿌리파리 알은 약 4일, 유충 15일, 번데기 4일을 거쳐 성충이 되고 성충은 약 8일 정도 생존한다. 성충은 젖은 흙을 찾아 최대 100~300개의 알을 낳고 또 약 한 달 간의 사이클이 반복된다. 따라서 성가시게 날아다니는 성충뿐 아니라 흙속에 있는 유충을 전부 죽여야 진정 뿌리 파리를 퇴치했다고 할 수 있다. 

뿌리파리 일생
사진출처: 프로개

1)  뿌리 파리 성충 죽이기

뿌리 파리 성충은 워낙 작아서 날아다닐 때에는 잘 확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보통 흙 위에서 서성이고 느려서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다. 손으로 잡는 방법 외에도 뿌리 파리 성충을 죽여 번식을 억제하는 방법들을 소개한다. 

1.1) 끈끈이

현재 내가 사용하고 있는 방법으로 가장 저렴하게 성충을 퇴치하는 방법이다. 뿌리 파리의 성충이 좋아하는 노란색의 끈끈이를 화분 근처에 설치해 놓으면 성충이 달라붙어 죽게 된다. 하지만 베멜하 처럼 잎이 큰 식물들은 뿌리 파리가 잎 뒤에 숨어버리기 때문에 끈끈이를 완벽하게 설치하기 어렵기도 하다.

뿌리파리 끈끈이

1.2) 전자제품 사용 (Katchy, Zevo 등)

끈끈이가 영 못 미덥다면 불빛으로 벌레들을 유인해서 죽이는 기계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다른 불이 전부 꺼져있는 밤에 효과적이다. 나는 아직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 구입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구입할 일이 없기를)

뿌리파리 퇴치

1.3) 끈끈이주걱 등의 식충 식물 키우기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식충 식물을 들여 뿌리파리 성충을 퇴치한다고 한다. 식충 식물을 키우면 뿌리 파리가 생겨도 나의 다른 식물의 먹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한다. 나의 경우 아직은 관리해야 할 또 다른 식물을 들이기 부담스러워 보류하였다. 

2) 뿌리 파리 유충 죽이기

성충을 죽이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흙 속에 있는 뿌리 파리 유충을 없애는 것이다. 흙 속에서 몇백 마리의 뿌리 파리들이 깨어난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다. 흙 속에 뿌리 파리 유충이 있는지 확인하는 방법은 흙 위에 감자를 잘라 흙 위에 올려놓는 것이다. 며칠 뒤 감자를 뒤집어 보면 감자 표면에 유충들이 달라붙어 있다고 한다. (으엑...) 나는 화분의 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모든 화분에 유충이 있다고 생각하고 모스키토 비츠 물을 주고 있다. 내가 발견한 성충들이 알을 낳았다면 다음 사이클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동안 여러 방법을 동원하여 유충을 없애보려고 한다. 

2.1) Mosquito Bits로 물 주기 

여러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모스키토 비츠는 BT균을 사용한 방법이다. 다른 살충제나 농약과 달리 사람이나 동물에게는 유해하지 않다고 한다. (꿀벌에게는 독성이 있다고 한다.) 모스키토 비츠 알갱이를 화분에 올려서 그 위로 물을 줘도 되지만 따로 물에 우려낸 물을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모스키트 비츠 물을 주면 흙 속에 미생물이 남아 유충을 죽인다. 나는 조금 따뜻한 물에 하루 정도 우려낸 물을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 한두 달은 계속해서 모스키토 비츠 물을 줄 예정이다. 

모스키토 비츠

2.2) 과산화수소로 물 주기

과산화수소로 물을 주어 흙속에 유충을 죽이는 방법도 있다. 시중에 파는 과산화수소 3%를 그대로 활용하는 방법도 있고 물과 섞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나의 경우에는 모스키토 비츠를 주문하고 기다리면서 과산화수소 3%를 그대로 사용하여 물을 주었다. 이미 3%로 희석된 것을 더 희석시키면 효과가 없을 것 같아서이다. 과산화수소로 물 줘도 큰 효과가 없었다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당장 다른 방법이 없을 때 손쉽게 구할 수 있어서 사용했다. 

2.3) 분갈이

분갈이를 해서 유충이 살고 있는 흙을 최대한 제거할 수도 있다. 식물을 화분에서 꺼내보면 뿌리에 유충들이 달라붙어 있다고 한다. (휴..) 나 역시 분갈이를 고민했으나 새로운 흙에 뿌리파리가 없다는 보장이 없고, 배송을 통해 이미 스트레스를 받은 식물들에게 쇼크가 될 것 같아 선택하지 않았다. 2주가 지난 지금은 그냥 바로 분갈이를 했어야 했나 싶기도 하다.   

2.4) 천적 벌레 이용하기

마일즈 응애 등 천적 벌레를 이용하여 방제할 수도 있다. 벌레를 추가로 들이고 싶지 않아서 자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으나 마일즈 응애는 뿌리 파리뿐 아니라 다른 토양 해충도 함께 처리해준다고 하니 마당이 있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2.5) 살충제나 농약 사용하기

마지막으로 살충제나 농약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모스키토 비츠로 뿌리파리를 퇴치해 새로운 살충제를 구입할 일이 없기를 바란다.

3) 뿌리파리 예방 법

마지막으로 성충이 알을 낳기 어려운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뿌리 파리가 좋아하는 환경이 지속되면 언제든 다시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6.1 과습 방지 (물 덜 주고 빛 보여주기)

흙의 균류를 먹고사는 뿌리 파리 유충은 균류가 잘 자라는 젖은 흙을 좋아한다. 또한 뿌리 파리 성충은 젖은 흙을 찾아 알을 낳는다. 물을 너무 자주 주면 뿌리 파리가 좋아하는 환경이 지속적으로 유지 되게 된다. 특히 온도가 낮고 해가 빨리 지는 겨울철에는 물을 주는 양과 주기를 줄여야 한다. 과습이 오거나 뿌리 파리의 유충이 뿌리를 손상시키면 뿌리가 약해져 물이 더욱 느리게 마른다. 흙이 충분히 마른 후 다시 물을 주고 식물 등을 이용해 빛을 충분히 주도록 해야 한다. 나의 경우 뿌리 파리가 나온 후 급하게 과산화수소와 모스키토 비츠 물을 주었으나 돌아보면 최대한 흙을 마르게 한 후 주는 것이 더 좋았을 것 같다. 

6.2 저면 관수 

뿌리 파리의 성충은 축축한 흙 표면에 알을 낳기 때문에 흙의 표면을 건조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저면관수로 물을 주되 흙의 상단이 촉촉해 지기 전 화분을 빼면 흙 표면을 건조하게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뿌리 파리는 흙 표면이 말라있으면 화분 바닥의 배수 구멍을 통해 들어가 알을 낳기도 해서 저면관수가 크게 효과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저면 관수로만 물을 주면 흙 속에 미네랄과 가스가 찰 수 있다고 하니 가끔은 위에서 물을 주어 흙을 씻어주는 것이 좋다. 나의 경우에는 모스키토 비츠로 흙 전체의 유충을 죽이고 싶어서 화분 위로 물을 주고 있다. 흙이 마르면 유충도 죽기 때문에 흙 상단은 마르게 두고 모스키토 비츠로 저면관수를 하라는 글도 보았는데 아직 실제로 해보지는 않았다.

6.3. 모래, 펄라이트, 규조토로 멀칭 하기

모래나 펄라이트로 흙 윗부분을 멀칭 하면 흙 표면이 빨리 말라 뿌리 파리가 알을 낳지 못한다고 한다. 또한 성충이 된 뿌리 파리들이 모래에 갇혀 나오지 못한다는 글도 보았다. 특히 규조토는 뿌리 파리의 몸에 상처를 내어 죽인다고 한다. 내가 가진 화분들은 2인치~4인치로 너무 작아 흙을 걷어내면 뿌리가 드러날 정도여서 아직 시도해보지 못했다. 

3. 나의 뿌리 파리 퇴치기

글을 쓰는 지금도 뿌리 파리 퇴치는 진행 중이다. 이론상으로는 1) 끈끈이 등으로 날아다니는 성충을 모두 죽이고, 2) 모스키토 비츠로 흙 안의 유충을 없애고, 3) 멀칭을 해서 혹시라도 살아남은 유충들이 나오지 못하게 막고, 4) 더 이상 알을 낳거나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지 않으면 뿌리 파리를 퇴치할 수 있다. (참 쉽쥬?) 또한, 현재 눈앞에 성충이 보이지 않아도 한 달 이상이 지나야 비로소 완벽히 퇴치했다고 안심할 수 있다. 

 

식물을 집안으로 들이는 순간 벌레들도 함께 들인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벌레가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너무 스트레스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오래 식물들을 잘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뿌리파리를 완벽히 퇴치한 후 편안한 마음으로 퇴치 경험 포스팅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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